은행은 상경계만 가능하다(?) 물론 그럴 수 있겠지만 취업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임상심리를 공부한 학생의 은행권 취업 이력서 지원동기입니다. 자신의 전공과 지원하는 회사와 어떻게 연결시키겠다는 의지를 잘 표현한 예문입니다.

가급적이면 전공과 유사한 직군을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기회는 있는 법입니다.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도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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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XX은행 
 
  인간의 의식과 사회현상에 대한 일련의 데이터를 정리하고, 정보를 합산해 행동을 예측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 분야에 관심이 있습니다. 이것을 더 상세히 공부하고자 임상심리학 대학원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체계적인 통계학적 지식을 쌓았습니다. 금융업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하지만, 인간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정보처리능력이 이를 받쳐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XX은행은 오랫동안 ‘빠르고 강한 은행’으로의 변모를 꾀했습니다. 그 결과 XX은행은 우량자산 및 우량고객의 증가, 영업수익의 증가, 연체율 개선, 총자산 200조원 돌파, XXX카드 150만장 돌파 등 괄목할 성과를 거두어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습니다.
 
  XX은행이 국내금융시장의 정상에 우뚝 선 강한 은행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시장 및 현장중시 경영의 구현을 통해 트렌드에 앞서가며 고객에게 무한한 신뢰를 제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각종 교육연수 프로그램과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직원에게 제공해 언제나 즐거운 일터문화를 정착시킨 것도 큰 몫을 담당했습니다. XX은행은 고객이 믿고 자산을 투자할 수 있도록 내실이 있는 경영기반을 확고히 했으며, 또한 직원이 항상 발전할 수 있도록 독려해 새로운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다시 고객에게 환원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타인에게 믿음과 신뢰를 주는 방법을 연습해 왔으며, 이런 경험이 XX은행의 가치와 잘 융화되어 저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상반기 채용도 슬슬 끝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이네요. 최근 면접 관련 컨텐츠에 반응이 상당한 걸로 보아 면접이 한창인 기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무엇일까요? 면접에 사용할 질문 리스트를 미리 작성하는 것입니다. 지원자와 이야기 하기 전에 체크할 사항들을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지요. 해당 직무의 핵심 과제 중심으로 질문을 구성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1. 성격별 면접 질문 모음

[비전/목표]
- 입사 후 포부가 무엇입니까?
- 입사 5 년 후, 10년 후 자신의 모습은 어떨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 본인의 직업관은 무엇이니까?
- 당신에게 일이 왜 중요합니까?
- 직장은 어떤 면을 보고 선택합니까?
- 일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 과거 근무경험에서 가장 크게 배운 점은?
- 어떤 회사가 훌륭한 회사라고 생각합니까?
- 인생에서 가장 필요한 사항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 중소기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바람직한 사원상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일과 사생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합니까?
- 인생의 목표는 무엇입니까?
- 회사 근무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해 보고 싶습니까?
- 본인이 리더로 추진했던 일이 있습니까? 있다면 어떤 성과가 나왔는지 말해보세요.
- 본인은 따라가는 스타일입니까, 아니면 주도하는 스타일입니까?
- 자신의 능력 밖을 벗어난 업무가 주어진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인생에서 가장 열정적인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어떤 일에 적극적으로 임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 유능한 영업맨이 되고 싶다고 했는데, 어린 시절의 꿈은 무엇입니까?
- 인생의 최종 꿈은 무엇입니까?


[조직적응력]
- 어떤 경영 스타일일때 자신의 능력이 최대가 되나
- 상사의 말이 확실히 틀렸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 본인 만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은
- 집안이 무너질 때 도와줄 친구는 몇명인가

- 직원으로서 필요한 덕목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입사 후 회사와 맞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당신은 조직에서 어떤 유형의 사람을 싫어하나요?
- 어울리기 힘들었던 사람과 공동의 이익을 만들 수 있었던 경험이 있다면, 그 경험에 대해 말해주세요.
- 당신은 조직 활동을 하면서 어떤 성취를 경험했나요?
-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나요?
- 본인의 업무스타일은 어떤 유형인가요?
- 업무강도가 센 편입니다. 괜찮습니까?
- 상사와 의견이 다를 때는 어떻게 대처할 것입니까?
- 상사가 부당한 업무지시를 시킨다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 남이 하기 싫어하는 일을 한 경험을 말해보세요.
- 노래방에서 몇 시간이나 놀 수 있습니까?
- 거래처와의 갈등이 있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 고객이 불만사항을 제기하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 단체활동에서 의견 충돌이 일어날 경우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 대인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 오늘 면접 보는 지원자들 중 누가 제일 먼저 말을 걸었습니까?

 

[관심사/가치관]
- 봉사활동을 특별히 많이 했는데, 기업의 사회 환원 활동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 한 편과 이유는 무엇입니까?
- 야구에 관심이 많다고 했는데, 우리 회사 소속 야구팀이 계속 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부모님을 언급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매일 아침 신문을 읽는다고 했는데, 오늘 아침 신문의 톱기사는 무엇입니까?
- 한 달에 책을 몇 권 정도 읽나요?
- 본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 정보를 수집할 때 효율적인 자신만의 방안은 무엇입니까?
- 공익과 사익 중 무엇을 더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 평소에 결정할 때 과감하게 하는 편입니까, 신중하게 하는 편입니까?
- 본인의 가치관에 대해 말해보고, 그 가치관이 당사에서 어떻게 발휘될 것인가를 설명해보세요.
- 만약 당신이 일할 때 로비나 뒷거래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돌발/창의성]
- 당신이 면접관이라면 어떤 것을 중심으로 평가하겠습니까?
- 한 달을 시한부로 살 수 있고, 한 달 동안 5,000 만원의 돈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사용하겠습니까?
- 빨간 벽돌을 건축자재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용도를 5 가지 말해보세요.
- 아침에 일어났더니 읽지 않은 이메일이 2000통이나 와 있습니다. 이중 시간적으로 300통만 회신할 수 있다면 어떤 것부터 하겠습니까?
- 10억이 생기면 무엇이 하고 싶습니까?
- 전국에 치킨집이 몇 개가 있을 것 같습니까?
- 3차세계대전이 일어나 10명만 살아났는데,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7명만이 과학자가 개발한 캡슐로 들어가야 합니다. 현재 변호사와 그 아내, 대학 1학년 여대생, 프로축구 선수, 소설가, 지성파 여배우, 과학자, 경찰, 목사, 유학생 등 10명이 있는데, 당신이 결정권자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애인이 친한 친구와 바람을 피면 누구를 택하겠습니까, 만약 또 그 반대 상황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 서울 시내에 있는 중국집 전체의 하루 판매량을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하여 정량을 계산하시오.
- 아이들을 웃게 하는 방법은 무엇입니까?
- Kill115145425가 무슨 뜻입니까?
- 자신이 얼마짜리 사람이라고 생각합니까?
- 자기소개서에 ‘활달하고 수다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1분 동안 면접관을 웃겨보세요.
- 자기 자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리세요. 그리고 그 그림을 통해 3분 동안 자기 자신에 대해 설명하고, 입사한 동기와 연관 지어 설명해보세요.


[압박질문]
- 다른 회사도 지원했습니까?
- 다른 회사는 전형이 어디까지 진행되었습니까?
- 다른 회사에도 합격하면 어느 회사에 입사할 것입니까?
-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입니까?
- 우리 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력이 있는데, 그 때는 왜 떨어진 것 같으며, 다시 지원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 다른 회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 면접을 본 다른 기업이 있습니까?
- 우리 회사에 떨어진다면 어떻게 할 생각입니까?
- 본인이 오늘 면접에 떨어진다면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 직무가 바뀌어도 괜찮습니까?
- 입사 후 희망 부서에 배치가 되지 않는다면?
- 다른 지원자에 비해 스펙이 부족한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스펙이 굉장히 좋은데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나요?
- 해외 경험이 많은데 경비를 어떻게 조달했나요?
- 군대 면제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 업무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이 없는데, 업무 하는데 지장이 있지 않을까요?
- 개인과 조직,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 기존 직원들보다 나이가 많은데 어울릴 수 있는지?
- 학점이 낮은 이유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 학점이 다른 지원자에 비해서 높은데, 공부만 하셨나요?
- 가장 학점이 높은 과목과 낮은 과목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 스트레스를 잘 받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 외동이신데, 사람들과의 관계는 어떤가요?
- 여자가 사회생활에 더 불리하다고 생각하나요?
- 공백기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졸업 후 지금까지 뭐했습니까?
- 동기들보다 급여 처우가 안 좋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대처하겠습니까?
- 자신의 옆의 두 명보다 어떤 점이 뛰어나 뽑혀야만 된다고 생각합니까?


[기업/직무 적합도 및 관심도]
- 해당 직무와 전공이 맞지 않은데 왜 지원을 했나요?
- 해당 업종의 최근 이슈에 대해서 말해보세요.
- 지원 직무를 위해서 본인이 준비한 것은 무엇입니까?
- 우리 회사 매장에 다녀온 소감이나 개선해야 할 점을 말해보세요.
- 우리 회사의 사업분야에 대해 아는 대로 설명해주세요.
- 우리 회사의 인재상 중 본인에 해당하는 한 가지와 그 이유에 대해 말해보세요.
- 우리 회사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 우리 회사의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 우리 회사에 궁금한 점이나 질문이 있나요?
- 지원한 직무가 본인에게 잘 맞는 직무라고 생각하나요?
- 우리 회사를 알게 된 경로는 무엇인가요?
- 조직을 이해하는 관점이 중요한데, 우리 회사의 핵심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우리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우리 회사가 왜 지원자를 뽑아야 된다고 생각합니까?
- 입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습니까?

[대외활동 및 성격]
- ㅇㅇ활동을 하셨는데, 기억나는 일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 본인의 갈등이나 좌절한 경험에 대해 말해주세요.
- 본인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나요?
- 본인의 강점을 좋은 결과를 얻은 다른 사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본인의 장단점에 대해 말해주세요.
- 본인의 약점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한 경험은 있나요?
- 가장 크게 실패/성공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주세요.
- 이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이며, 결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였나요?
- 팀 간의 역할 배분도 중요한데, 배분이 잘 되었다고 생각하나요?

- 본인은 팀 내에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생각하나요?
- 기억에 남는 대학생활 경험에 대해 말해보세요.
- 본인의 의사결정 노하우는 무엇이 있습니까?
- 전공 선택 계기가 무엇인가요?
- 전공에서 가장 자신 있는 과목이 어떤 것이었나요?
- 전공을 어떻게 직무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까?
- 자신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깔이고, 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 학업 이외에 시간이나 노력을 열정적으로 투자해 본 경험은 무엇입니까?
- 가족 소개, 자랑해보세요.
- 완벽성을 추구한다고 했는데, 이와 관련된 경험을 말해보세요.
- 본인의 성격을 한 단어로 표현하여 이를 역량과 연관 지어 말해보세요.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본인의 단점 3 가지만 이야기해주세요.

 

 

무엇보다 자신의 전공 및 경험과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내는 것이 취업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며, 그 후 자신을 어필하는 것이 취업 성공의 지름길입니다. 무조건 인기 기업, 인기 분야부터 지원하기보다는 본인과 비슷한 조건의 인재를 찾는 곳이 어디인지, 같은 회사 안에서도 어느 분야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취업에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아래 사례는 인적자원 관리를 공부한 대학원생이 작성한 지원동기로 본인이 수행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회사에서 어떻게 수행할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기술하였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의 전공과 경험을 기반으로 Fit이 맞을 것 같은 회사에 지원해보시길 권유드립니다. 입사여부는 여러분이 합격한 뒤에 고민하셔도 됩니다. 우선 도전 해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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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XX건설 인사팀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던 중 교수님과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에는 기업의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만큼 기업성과라든가 효과성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저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최고의 결과물을 내기보다는 최선의 결과물을 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생각의 전환을 통해 미비한 점을 지적하고 보완하기 위한 발전방향과 긍정적 요소에 주목했고, 질적 연구를 통해 의미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완수했고 사례집에 제 이름 석자가 들어간 것을 보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War for talent(인재 전쟁)의 시대입니다. 변화가 심한 환경일수록 인사부서는 문제점에 대한 소극적 대처가 아닌, 조직 목표와 전략을 이끄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인사담당자의 전문지식 또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조직인사를 전공하면서 실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깊은 지식을 쌓아 왔습니다. XXXXXX의 용역을 받아 기업의 성과분석을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이론으로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사례집을 발간한 경험은 업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환경의 변화를 선도하는 인재가 되겠습니다.
 
  저의 석사 논문은 기업의 제도들이 인사부서의 역량에 의해 기업성과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재경영의 시대에 인사업무는 더 이상 관리의 기능이 아닌, 주도적인 전략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외국 선진기업의 70% 이상이 전략과 인사부서의 통합을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각국과 FTA를 통해 시장개방이 본격화된다면 인력의 자유로운 공급과 함께 본격적인 인재전쟁의 시대가 옵니다. 이런 때 인재의 확보, 유지가 기업 경쟁력 중 가장 주목받는 요소가 될 것임은 자명합니다. 이런 시대에서 가장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저에게는 하나의 목표점이며 포부입니다.

“친구의 취업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다른 친구가 면접에서 떨어졌다고 귀띔합니다. 그 친구에게 어떤 말을 해주시겠습니까?”

눈앞에 놓인 노트북 화면에 상황문이 제시된다. 이윽고 아래 시계가 30초를 센다. 그동안 답변을 생각해야 한다. 발언 시간 90초가 시작되고 카메라 렌즈를 향해 한껏 안타까운 눈빛을 보내면서 “야, 면접까지 갔으면 다음 번엔 합격이야. 약속 잡고 조만간 우리끼리 술 마시자”라고 이야기했다. 마치 영어 스피킹 자격증 시험을 한국어 버전으로 치르는 기분이었다.

AI 면접은 원하는 장소에서 직접 컴퓨터로 응시하는 면접 전형이다. 포스코건설 사내 벤처로 시작한 마이다스 아이티에서 국내 단독으로 해당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올해까지 총 1000개 회사가 이 프로그램을 도입할 예정이다.

요즘 취업준비생들은 “AI 면접 응시가 호랑이 면접관 앞에 서는 것보다 더 떨린다”고 말한다. 신규 전형이어서 공략법이 베일에 싸여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 인사 담당자가 출간한 책과 취준생들의 블로그 후기, 취업 전문가들의 유료 특강을 통해 AI 공략법이 퍼지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정확한 AI 알고리즘에 기반한 내용은 아니다.

육성 답변 내용은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

시험에서 가장 긴장되는 유형은 역시나 직접 소리 내 답변하는 단계였다. AI 면접은 △공통 질문 △인성 검사 △상황 대처 △취향 추론 △전략게임 △심층 대화 단계로 총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이 중 공통 질문, 상황 대처, 심층 대화는 응시자가 카메라를 보고 면접처럼 답변해야 한다.

일부 취업 전문가는 고득점 전략으로 논리적 말하기를 강조한다.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답변 내용에 직무와 관련된 키워드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AI가 대답의 뜻을 해석하고 있다는 생각에 기반한 조언이다.

이를 믿고 영업·마케팅 직군에 적합한 경험을 이야기했다. 대학 시절 대형마트에서 장난감을 판매했는데 마트 정직원도 알아주는 영업왕이었다는 내용이었다. AI가 단어를 인식하지 못할까 봐 ‘영업’이라는 키워드는 또박또박 힘줘 말했다.

하지만 면접 이후 들은 개발사의 설명은 달랐다. AI는 공통 질문, 상황 대처, 심층 대화의 답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신 AI는 응시자의 얼굴과 표정 변화, 안면 색상 변화, 목소리 톤·크기·휴지·음색을 확인한다. 응시자의 모습이 자연스러운지 분석해 호감도 지표를 도출하기 위해서다.

호감도는 최종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답변 내용을 사전에 메모해 현장에서 참고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한다. 부자연스러운 시선 변화를 AI가 감지하면 호감도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답변은 인사 담당자가 추후 영상을 확인했을 때 부적절하다고 느끼지 않을 수준이면 충분하다. AI 면접을 도입한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처럼 면접 영상을 고차 전형에서 참고할 예정”이라고 했다.

추가로 유의할 유형은 있다. 심층 대화는 응시자의 패자부활 카드다. 100개에 이르는 인성 검사에서 답변 속도가 늦었거나, 강약점이 두드러지지 않아 재확인이 필요한 특성에 대해 응시자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별도로 영상을 보지 않고 AI 면접의 당락을 가르는 회사에서는 심층 대화의 답변 내용은 무용지물이다. AI 면접 도입 기업 종근당 관계자는 “답변 내용과 관계없이 결과표의 점수에 따라 당락을 나눴다”면서 “인사 담당자가 AI 면접 결과에 개입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전략게임 망치면 점수도 떨어져

전략게임 단계에서는 화면을 보고 10개의 게임을 풀어야 한다. 순발력·기억력·계획성 등을 측정하는 모션게임이 등장한다.

전략게임은 취준생들 사이에서 가장 아리송한 유형으로 통한다. ‘전략게임을 거의 다 틀렸는데 합격했다. 별 영향 없지 않나’라는 후기도 있지만, 고난도 문제가 있어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기업과 직군에 따라 각기 다른 게임이 나와 대비하기도 힘들다. AI 면접 단체 카카오톡 방에서는 게임별 고득점 비법을 추측하는 글이 올라온다.

전략게임이 점수에 미치는 영향력이 궁금했다. 이를 위해 AI 면접에 임하기 전 하나의 규칙을 세웠다. 동일한 조건으로 면접에 두 번 임하면서 첫 번째엔 전략게임을 대충 보고, 두 번째엔 집중해서 보는 것이다. 변수 통제를 위해 나머지 유형은 최대한 비슷한 답변을 하려고 노력했다.

첫 번째 시험에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전략게임을 망쳤다. 안내문을 제대로 읽지 않고 게임에 돌입했다가 게임 규칙을 몰라 1초에 한 번씩 뒤집히는 카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게임 하나를 통째로 ‘빵(0)’점으로 날렸다. 두 번째 시험에선 안내문을 한 자 한 자 빠짐 없이 읽었다. 안내문을 읽는 속도는 AI 분석 대상이 아니니 최대한 활용해도 된다고 한다.

두 시험의 최종 점수는 51점(보통)과 85점(우수). 무려 34점이 차이 났다. 첫 번째 시험 핵심 키워드에는 ‘논리가 부족한’이 나타났는데, 두 번째 시험에서는 ‘분별 있는’으로 대체됐다. 마이다스 아이티 관계자는 “게임에 임하는 태도가 달라지면서 영업·마케팅에 적합한 능력치가 올라갔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지나치게 정답률이 낮으면 불성실한 태도로 간주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평균대의 정답률은 점수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이 개발사의 설명이다. 마이다스 아이티 관계자는 “전략게임은 인간의 무의식적 문제 풀이 패턴을 측정하는 영역으로, 별도 준비가 어렵다”면서 “정답률은 합격을 좌우할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고 했다.


정답 없는 게임도 있어

실제 정답이 없는 전략게임도 있다. 복불복 게임 ‘풍선터뜨리기’나 ‘카드뒤집기’는 응시자가 민감한 정보 유형을 확인하는 게임이다. 예컨대 풍선터뜨리기 게임에서 풍선이 터진 이후 응시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측정하는 것이다. 고득점을 올리지 못한다고 해서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다.

순발력 게임도 고득점 방법이 정해져 있지 않다. 자극 반응 속도가 빠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아니다. 기업의 인재상에 따라 최종 점수에 미치는 요인이 다르다. 우직한 인재상을 원하는 기업은 반응 속도가 느리더라도 정답률이 높은 응시자를, 변화에 민감한 기업은 오답률이 높더라도 반응 속도가 빠른 응시자를 선호할 것이다.

모든 게임은 응시자의 문제 풀이 패턴을 확인한다. △의사 결정 유형(안전형·분석형·미래형) △정보 활용 유형(이익·손실·확률 정보) △집중력 변화 패턴(정답률) △난이도 적응 패턴(쉬운 유형, 어려운 유형) 등을 분석한다.

남들과 차별적으로 자소서를 쓸수 있는 아이템 중 좋은 것이 바로 본인의 이름입니다.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자소서를 쓰는데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특히 광고/홍보 직군같은 창의적이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요구하는 직종일수록 더욱 그렇습니다.

아래 예문은 광고/홍보쪽을 지원/합격한 여학생의 자소서로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글을 시작하며 인사담당자의 주위를 우선 끌어내고, 자신이 다녀온 여행을 통해 사회인으로서 염두해야할 점을 여행의 경험과 연결하여 자소서를 풀어낸 케이스 입니다.

그렇다고해서 자소서에 쓸 사회경력이나 경험이 없다고 해서 억지로 학교생활이나 부족한 경험을 어색하게 강조하기 보다는 지원하는 지원자의 입장(신입)에서 마라톤이나 등산과 상대적으로 긴시간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활동 등을 통해 미래 사회인이 되고자하는 미래의 자신이 어떻게 해야하는지 느끼고 얻은 교훈을 정리해보는 연습이 더욱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내가 자소서에 쓸 경험이 없다면 이번주라도 당장 집에서 가장 가까운 5km마라톤이라도 신청(증명서나 메달 주는 코스)해보고 설령 그 5km를 뛰지못하고 걷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어렵다면 설악산, 지리산, 치악산 등 정상등반도 좋습니다.)

합격자들의 자소서를 살펴보면 여러분이 준비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읽었을때 부드럽게 읽히냐 아니면 뻑뻑하게 읽히냐에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꼭 작성하고 소리내어 읽어보시고 탈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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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XX 광고기획 
 
  저를 이끌어가는 삶의 모토는 ‘삶은 유희고, 유희는 삶이어야 한다’입니다. 즉 밥을 먹고, 공부를 하고, 사랑을 하고, 일을 해서 돈을 버는 등 삶의 일상적 행위들을 하나의 ‘유희’ 활동으로 즐길 수 있다면 인생을 더 즐겁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밝음이 넉넉하다’라는 뜻의 유희(裕熹)라는 이름 덕분인지 이러한 저의 가치관은 삶의 모든 것에 긍정적으로 임하고, 쉽게 다른 사람과 친해질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저와 유희를 연결해주는 매개체에는 책, 직업, 사람, 운동 등 셀 수 없이 다양한 것들이 존재하겠지만, 저는 그중에서도 ‘광고’라는 매체를 통해 브랜드나 상품의 홍보를 넘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의 의미를 전해주고 싶습니다.
 
  2007년 스웨덴에서 1년간 교환학생을 하며 여러 국적의 친구들과 문화를 공유하고 타인과의 차이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것은 여름방학 2개월 반 동안 유럽 14개국을 쉬지 않고 떠돌아다녔던 여행입니다. 8개월 동안 다른 나라 친구들과 함께 아시아대륙을 횡단해 유럽까지, 여행객의 발이 잘 닿지 않는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등 동유럽을 여행하면서 다른 사람이 저와 달리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며 살아가는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
 
  때로 혼자 여행을 다닐 때는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았고, 체력이 떨어졌거나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그 속에서도 당당히 침착하게 대응하는 여유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즉 나라는 울타리에 갇힌 고정관념을 버림과 동시에 남과 다른 나라는 존재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백번의 광고를 보며 삽니다. 광고는 제품홍보의 기능뿐만 아니라 당시 사회의 문화를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매력적이고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기억하라,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했습니다. 한컴에 지원하는 지금, 그리고 되고 나서도 도태되지 않기 위해 저만이 가지고 있는 경험들과 광고를 향한 소신을 절대 잃지 않겠습니다.

요즘 이력서에서 볼수 없는 문장들이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 부터 엄격한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으며... 예전에는 이런 문구가 어디서나 볼 수 있어 차별점이 없었는데, 최근의 이력서에서는 찾아 볼 수 가 없습니다. 지원동기를 자신의 성장과정에 연결하여 작성한다면 지원자의 개인적인 이야기와 함께 왜 자신이 지원하게 되었는지를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성격적 장점을 연결할 수 있어 다른 항목에서 기술하지 못한 이야기도 작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오래된 표현이라고 해서 틀리거나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를 어떻게 표현하고 지원하는 회사에 적합한 인재라고 설명할 것인지가 더 중요합니다. 총무/지원과 같은 Generalist를 요구하는 포지션일수록 지원자가 주도적으로 열정적으로 일을 해낼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하는 것이 Key point입니다. 

아래는 다소 Old fashion하지만 본인의 성장배경에 자신의 입사후 포부까지를 연결해 입사에 성공한 사례로 본인의 경우 어떻게 풀어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기 좋을 것 같아 포스팅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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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 - XX공항공사 지원총괄팀 
 
  저는 리더로서 경험을 많이 한 행운아였습니다. 자립심을 강조한 家風(가풍)에서 자랐기에 모든 면에서 어른스럽고 노력하는 자세를 지녔던 저는 그 덕분에 학창시절 실장, 전교 어린이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학교에서 여러모로 두각을 나타냈고, 초등학교 때는 ‘어린이우체국’을 설립해 꼬마 우체국장으로 활동했습니다.
 
  중학교 때는 전학간 학교에서 특유의 친화력으로 부회장으로 선출돼 학교 바자회를 여는 등 많은 행사를 이끌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제 리더십은 공군장교로서 한 부서를 이끌면서 더욱 극대화되었습니다. 요리도 많이 먹어 본 사람이 잘하듯 저도 어렸을 때부터 준비된 리더십을 발휘해 보이겠습니다.
 
  “너와 알고 지낸 지 10년은 된 것 같다.”
 
  장교로 복무시 알게 된, 안 지 불과 한 달밖에 안된 친구가 저에게 한 말입니다. 한 달을 알아도 10년을 알고 지낸 듯한 친근함과 편안함, 그것이 저의 장점입니다. 또한 저는 특유의 재치로 모임에서 분위기를 주도하며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다가가 먼저 말을 걸고 쉽게 친해지는 성격으로, 조직을 융합시키는 데 큰 힘을 발휘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이해심이 많은 편으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길 좋아하며, 그들의 말에 바로바로 호응하는 습관이 있는 저의 별명은 ‘방청객’입니다.
 
  하늘을 꿈꾸던 소년은 공군 장교가 되었고, 군을 나온 지금도 그 꿈을 귀사에서 지키고 싶습니다. 군에서 배웠던 항공관련 지식과 부대 운영 경험이 공항업무에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 이렇게 귀사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귀사와 세 가지 약속을 하고 이를 꼭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첫째, 최단시간에 업무에 적응하는 직원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며 방공관제 장교로서 익혔던 관제지식과 행정능력을 향상시킬 것이며, 한달에 한 개의 논문을 작성하겠습니다.
 
  둘째, 공군 행정업무 경험을 통해 얻은 안정된 업무능력을 120% 발휘함은 물론, 끊임없이 개혁안을 내는 아이디어뱅크로서의 능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셋째, 항상 밝고 예의바른 태도로 상사와 후배 간의 사이를 부드럽게 해주는 윤활유가 되겠습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으로 ‘한국의 얼굴’인 귀사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겠습니다.
 
 

이력서들을 보다보면 최근의 트렌드에 또 정형화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됩니다. 컨텐츠보다는 내가 누군지에 대해 최근 유행하는 양식, 형태, 단어들을 선택하여 작성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자소서를 쓰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건 지원하는 회사에서 왜 여러분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되어야 합니다. 아래의 신문사 취업/합격 자소서에 먼저 한 번 읽어보시고 다시 읽어보면서 자기은 지원하는 회사에 어떤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래의 자소서는 지원동기에 과감하게 지원하는 회사의 단점을 기재하고 그 단점을 본인의 지원동기와 잘 엮어 풀어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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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일보 기자 - 지원동기 
 
  어려서부터 눈에 안경을 달고 살았다. 천성이 내성적이라 방구석에서 책 읽고 텔레비전만 본 탓이었다. 남들과 대화하는 법도 잘 몰랐다. 밥상머리에서 부모와 몇 마디 주고받는 게 전부였다.
 
  부모 역시 말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내내 방에 박혀 있는 모습을 보면 걱정할 법도 했는데, 오히려 밖에서 사고 치지 않는 점을 반가워했다.
 
  고향을 떠나 대학에 들어갔다. 그제야 안경 너머로 사람이 보였다. 시간만 나면 동기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담배 연기는 어찌나 달콤하던지. 한번 사람 냄새를 맡기 시작한 뒤로는 거칠 게 없었다.
 
  과외 자리를 마다하고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술집, 노래방, 당구장, 공사판을 돌아다니며 일부러 생소한 만남에 빠져들었다. 책 종류는 일부러 멀리했다. 또 다른 편식 탓에 학점은 바닥을 기었다.
 
  처음 거머쥔 자유에도 슬슬 염증이 생길 즈음 소집 영장이 나왔다. 대학교 2학년을 끝마칠 무렵이었다. 부친이 국가유공자여서, 자식에게는 6개월 공익근무 혜택이 주어졌다. 그게 싫다면 현역 복무도 가능했다.
 
  손에 들린 카드 두 장을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남이 받지 않는 특혜’라는 점이 계속 마음에 걸렸다. 처진 어깨를 두드리며 아버지가 말을 건넸다.
 
  “이건 특혜가 아니야. 불법이 아니니까 남들에게 피해줄 일도 없다. 다만 나중에 네가 그만큼 나라에 갚으면 되는 거야. 알겠지?”
 
  우체국에서 공익 근무를 마치고 대학에 돌아오니 자연스레 고학번이 돼 있었다. 살길을 찾아야 했다. 고향에 있는 부모는 당연히 고시 준비를 할 줄로 믿었던 모양이다. 어느 날 학원비가 통장에 입금됐다. 두 분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이었다. 아들놈은 그 돈을 갖고 한겨레문화센터를 찾았다. 기자라는 직업이 궁금해서였다.
 
  하루아침에 그런 생각을 품은 것은 아니었다. 공익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해, 1년이 넘는 방황이 시작됐다. 간판은 고시생을 달고 있었지만 실상은 늘 다른 길을 찾고 있었다. 큐레이터, 출판기획자, 문학평론가… 도서관에 서식하며 이런저런 직업소개 서적을 찾아 읽었다.
 
  ‘한번 사는 인생, 내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알고 죽으려면 뭘 해야 할까.’
 
  그러던 와중에 <기자, 그 매력적인 이름을 갖다>라는 책을 접했다. 평소 이름을 알고 있던 젊은 언론인의 글이었다.
 
  한겨레문화센터 기자 강의를 수료하고, 그해 가을부터 학보사 생활을 시작했다. 늦은 나이였다. 딱 1년만 일할 심산이었는데 2년을 채워버렸다. 인간관계를 떠나서 일 자체가 적성에 맞았다.
 
  얼토당토않게 사회부 대신 문화부에 배치됐지만, 부서 배치는 그리 큰 문제가 못됐다.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으며 글을 쓰는 과정은 늘 새롭고 가슴 떨리는 작업이었다. 20년 넘게 살아왔고 대학생활만 4년 이상 했지만, 이때만큼 내가 살아있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편식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자가 되는 수밖에 없겠구나.’
 
  어찌 보면 위험천만한 결론을 내리게 됐다. 더 이상 뒤는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
 
  굳이 XX일보에 인턴 원서를 낸 이유는, 공고가 제일 먼저 뜨기도 했거니와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회사인지 알고 싶어서였다. 마침 촛불시위에 편승해 안티 XX운동이 극단적으로 치닫던 무렵이었다. 면접을 보던 날에도 코리아나 호텔 앞에는 채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널려있었다.
 
  운 좋게 인턴에 합격하고, 시청 팀에 배치됐다.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6주 교통비만 15만원이 넘어갔다. 때로는 직접 기사를 발굴하고 때로는 선배들이 시키는 일을 맡았다. 노트북에 카메라까지 들쳐 메고 다니다 보니 디스크까지 걸렸지만 간만에 살아있다는 느낌이 다시 샘솟았다. 그런 느낌이야말로 지친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내가 느낀 XX일보는, 역시나 보수적인 신문이었다. 중대한 나랏일에 대해서 꼿꼿이 자기 할 말을 하는 걸 보니 줏대와 자존심만큼은 국내 제일인 듯했다. 처음에는 ‘1등 신문’이라는 홍보가 무척 눈과 귀에 거슬렸는데, 겪어보니까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 신문이었다.
 
  인정하기 싫었으나, 시청 기자실에 배치된 온갖 일간지 중에 XX일보 기사의 양질과 편집 실력을 따라갈 만한 신문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게다가 바로 위 선배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기자가 300명 넘게 있는데 신문이 잘 안 나올 리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이제 그 선배들과 정식으로 함께 일하고자 한다. 비록 가진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하지만, 언젠가는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독자의 눈을 밝혀줄 정론지를 만들어가고 싶다.
 
  자존심과 실력은 인정하지만, XX일보에는 아직까지 ‘진정성을 알리는 능력’이 부족하다. 10대부터 90대 모두를 아우르려면 매사에 강경 일변도로 나가서는 곤란하다. 사회 전체를 설득할 만한 아량과 진정성. 나는 그것을 XX일보에 더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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